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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3/23 ② 향연 중 원시 상태의 인간들이 나눈 사랑의 여러형태 (2)
- 2009/03/23 ① 향연 중 인간에 관한 환상적인 이야기
그들은 성인이 되었을때 자연스런 본성상 소년들을 사랑하고 결혼과 자식 낳는 일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지만, 관습상 할 수 없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는 것이라네. 그래서 그들은 결혼하지 않고 그들끼리 서로 함께 살아가는 것도 충분히 하나의 삶의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네. 따라서 그 같은 사람들은 소년을 사랑하고 연인들을 아끼는 법이지. 마찬가지로 그들이 언제나 자기들과 비슷한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라네!
만약에 어떤 사람이 우연히 본래 자기 자신의 반쪽을 만나게 되는 경우에는, 소년애에 빠진 사람들뿐만아니라 어느누구라도 우정이나 친족감 또는 사랑과 같은 경이로운 감정에 사로잡혀 그 상대방과 한순간도, 말로 표현하자면, 떨어지지 않으려고 할 것이네. 그리고 그러한 감정 때문에 그들은 평생을 함께 살아도 상대방이 자신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를 말로 표현 못한다네. 사실 어느 누구도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그렇게 진지하게 함께 살기를 원하는 이유가 육체적 사랑의 기쁨을 공유하려는 목적에 있다고 믿지는 않을 걸세. 각자의 영혼이 원하는 것은 그러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것임은 분명하나, 그것이 무엇인지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단지 추측하여 상대방에게 어렴풋이 암시할 뿐이라네. 만약에 그들이 같은 침대에 누워 있을 때, 그 옆에서 연장을 든 헤파이스토스3가 다음과 같이 뭍는다고 생각해보게. '인간들이여! 그대들은 그렇게 함께 있으면서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원하는가?' 그리고 대답을 못 해 어쩔 줄 모르고 있는 그 인간들에게 헤파이스토스가 다시 다음과 같이 묻는다고 생각해보게. '자네들이 밤낮으로 서로 떨어지지 않고 붙어 있으면서 정말로 원하는 것은 가능한 한 서로가 하나가 되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대들이 원하는 것이 진정으로 그렇다면, 나는 둘인 자네들을 하나가 되도록 만들어 즉 그대들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각자가 모두 하나가 되어 살고, 죽음도 동시에 맞이하며 죽은 후에도 저 피안의 세계에서 하나로 살 수 있도록, 자네들을 녹인 다음4 화로의 불을 함께 불어서 하나로 만들어주고자 하네. 그러니 자네들이 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고, 그러한 운명과 마주했을때 자네들이 만족해할지 한번 살펴보게나.'
이러한 말을 듣고서, 우리가 알기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하거나 그와는 다른 어떤 것을 원한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걸세. 오히려 각자 아무 주저 없이 그 옛날부터 원해왔던 것─즉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합하여 두 존재자가 하나로 되는 것─을 들었다고 생각할 것이네. 그 상태야 말로 우리들의 원초적 본성은 하나이었고 우리들이 한 몸이었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기 때문이라네. 그래서 우리는 그하나가 되고자 하는 욕망과 노력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된 것이라네. 반복하건대 확실히 전에는 우리가 하나였다네! 그런데 오늘날의 우리는 우리가 저지른 오만 때문에, 아르카디아인이 라케다이모니아인들에 의해 강제로 분산되어 살게 되었듯이5, 신에 의해서 분할된 것이라네!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우리가 신들에게 조신하게 굴지 않는다면, 우리 인간들은 또 한번 반으로 나뉘어 주사위6의 운명처럼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신세가 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라네! 그래서 우리는 에로스를 우리의 안내자 및 지도자로 삼아 불행한 일들을 피하고 좋은 일들만 만날 수 있도록 모든 사람들에게 경건한 행동을 권고할 필요가 있다네. 즉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에로스를 거역하는 행위를 해선 안된다네!─그 신을 거역하는 사람은 모든 신들로부터 미움을 받게 될 것이니까 ─ 사실 에로스와 친구가 되어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우리들은 우리들 자신과 다름없는 연인들과 사귈 수 있게 될걸세. 오늘날 그러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지만 말일세. 그런데 내가 방금한 말을 자네 에릭시마코스는 내가 파우사니아스와 아가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여 내 말을 웃음거리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네. 왜냐하면 이 사람들이야말로 방금 말한 그러한 극소수의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이고, 둘 다 모두 본성상 진정한 남자들인 것 같으니까 말일세.7 적어도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남자든 여자든 간에 모든 사람들은, 사랑을 완수하고 각자가 자신과 다름없는연인을 만나 본래의 원초적 본성을 실현시키는 경우에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는 점이라네. 따라서 그러한 사랑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면, 현실적 여건 속에서 그러한 상태에 가장 가까이 가는 것이 최선의 것임은 필연적이라네. 그런데 그러한 최선의 것은 자기 자신이 원하는 본성을 지닌 연인을 만나는 것이라 할 수 있네.
이러한 사랑이 신으로 인해 가능하다고 말하면 우리는 에로스를 올바르게 칭송하는 셈이 되는데, 그 이유는 이 신이 현재의 우리를 우리의 고유한 상태로 이끄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주고, 또 미래에 대한 가장 커다란 희망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라네. 또한 이 신은 신에 대한 경건한 마음을 우리에게 심어주고 우리의 원초적 본성을 되살리고 치료해줌으로써 우리를 완전히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라네."
향연 중 원시 상태의 인간들이 나눈 사랑의 여러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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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연속에는 인간의 사랑에 대한 흥미로운 정의가 들어있다.
상대가 남자와 여자던, 여자와 여자던, 남자와 남자던말이지.
소크라테스도 대단한 사람이지만, 그의 말을 기록으로 남긴 플라톤 역시 대단한 사람이라고 본다.
자신과 다름 없는, 자신이 원하는 본성을 가진 연인을 만나 행복해 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타인의 사랑에 대해 본인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여 그들을 공격하는 이가 적어지기를,
오래전에 읽은 책인데 타이핑 하면서 다시보니 새롭고나.
향연 포스팅 ① ②는
나의 부뚜막 고양이에게.
- '축소형'으로 번역한 그리스어 테마키온temachion의 본래 의미는 '소금에 절여 말린 생선의 작은 토막'을 의미한다. [본문으로]
- 이 당시 그리스에서 정치를 한다는 것은, 권력과 명예 그리고 돈만을 추구하고, 갖은 술수를 동원하여 목적을 달성하려는 타락한 의미의 정치가 아니라, 사리사욕을 버리고 오직 나라를 위하여 봉사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정치 행위를 뜻한다. [본문으로]
- 헤파이스토스는 대장장이 신이다. 그의 연장은 망치이다. [본문으로]
- 플라톤이 장인(여기에서는 대장장이)의 작업(구리와 주석을 녹여 청동을 만드는 일)을 비유로 든 것은, 그것이 융합 상태의 가장 구체적인 이미지를 묘사해주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 그리스 시대의 관습에 따르면, 한 나라가 다른 나라한테 점령을 당한 경우, 점령된 나라의 주민들은 점령국에 의해 여러 마을로 강제로 분산되어 살게 돤다. 이러한 관습은 디오이키스모스dioichismos라 불렀다. [본문으로]
- 리스파이lispai라는 주사위는 반으로 쪼개어져 주사위 놀이를 하는 사람에게 인식표로서 주어진다. 이렇게 주사위는 어떤 사람에게 귀속될지 모르기 때문에, 그리스인들은 미래의 불확실한 운명을 나타낼 때 '주사위 같은 운명'이란 비유적표현을 쓰게 된다. [본문으로]
- 이 대목은 파우사니아스의 아가톤에 대한 사랑을 암시하고 있다. 두 사람은 원초적 남성이 반으로 나뉘어 태어난 남자들이기 때문에 서로 상보적 감정을 지니고 있다. [본문으로]
'나는 인간들이 지금보다 약해져서 더 이상 오만하지 않도록 만드는 방법을 발견했노라! 이제 나는 인간들 각각을 둘로 나누겠다. 그러면 인간들은 더 약해질 것이고 또한 동시에 그 숫자가 증가함으로 인해서 우리 신들에게는 더 유익하게 될 것이니라. 그리하여 인간들이 두 다리로 똑바로 서서 걸어다니게 만들겠노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인간들이 또 불손하게 굴고 소요를 일으키려 할 때에는, 나는 그들을 다시 둘로 나누어서 외발로 뛰어 다닐 수밖에 없도록 만들겠노라.'
이렇게 말하면서 제우스는 마치 저장 식품을 만들기 위해 마가목 열매를 자르는 사람처럼 또는 달걀을 말총으로 자르는 사람처럼 인간들을 둘로 잘랐다네. 제우스는 아폴론에게 이렇게 나뉜 사람들의 얼굴과 목의 반쪽을 잘려나간 돌려놓도록 명령했는데, 그것은 인간이 항상 자신의 잘린 단면을 보면서 좀더 분별력을 지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네. 그리고 제우스는 잘린 다른 부분들도 치료하도록 아폴론에게 명령했었다네.3 그리하여 아폴론은 사람의 얼굴을 돌려놓고 온 신체의 피부를 오늘날 배로 불리는 부분으로 당겨서, 마치 염낭을 묶듯이, 배 중앙에 하나의 주둥이가 만드어지도록 단단히 묶었다네. 이 주둥이가 바로 우리가 배꼽이라 부르는 부분이라네. 그리고 주름의 대부분을 펼쳐서 가슴에 붙여주었는데, 그러기 위해서 그는 가파치가 나무로 된 목형위에 가죽을 올려놓고 펴듯이 그와 비슷한 도구를 사용하였다네. 그때 아폴론은 배꼽 주위에 약간의 주름을 남겨놓았는데, 그것은 인간들이 예전의 자기 상태에 대한 기억을 가질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네. 이렇게 인간의 본래 상태가 둘로 나뉘어졌기 때문에, 그 나뉘어진 각각은 자기 자신의 또다른 반쪽을 갈망하면서 그것과의 합일을 원하게 되었다네. 그래서 그들은 팔로 상대방을 껴안고 서로 얼싸안으며 한 몸이 되기를 원하고, 상대방 없이는 아무것도 하려 하지 않아서 굶주림 또는 무기력으로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네. 그리하여 그 반쪽들 중에서 하나가 죽고 다른 하나가 살아남게 될 때마다, 그 살아남은 반쪽은 다른 상대방을 찾아서 그 상대방과 결합을 하려고 드는데, 그 상대방이 순전한 여성4의 반쪽이든─오늘날 우리가 여성이라고 부르는바─순전한 남성의 반쪽이든 전혀 상관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그 종은 사라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네. 사실 그때까지는 그 수치스러운 부분들이 밖에 있었기 때문에, 인간들은 상대방 몸속에 생식을 하여 아이를 낳는 것이 아니라, 매미처럼 땅속에 생식을 하여 아이를 낳아왔다네. 그래서 제우스는 인간의 수치스러운 그 부분들을 앞으로 옮겨놓음으로써 인간들이 생식 기관들을 이용하여, 즉 남성의 그것을 여성의 그것 속에 삽입함으로써 자식을 낳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네.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네. 즉 남성과 여성이 만날 경우에는 그 결합을 통해 아이를 낳음으로써 종의 재생산이 일어나도록 하고, 남성과 남성이 만날 경우에는 그 결합으로부터 서로 함께 있음에 대한 포만감에 질려 그 자체를 중단하고 오히려 어떤 보람된 행위를 향하여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에 전념하도록 만들어주려는 데 있었지. 그러므로 인간들 서로에 대한 사랑은 그 먼 옛날부터 인간의 본성속에 자리 잡고 있었고, 인간의 원초적 본성을 결합시켜주는 역할을 해왔으며, 둘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작업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치료해왔다고 볼 수 있다네.
향연(문학과지성사) 중 인간에 관한 환상적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