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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0/08 파울로코엘료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중 마리아의 편지
2008/10/08 21:42
내가 아직 젊은 변호사였을 때, 한 영국 시인이 쓴 시를 읽은 적이 있어요. 그 시구들 중 하나가 나에게 큰 충격을 줬죠. "언제나 똑같은 물을 품고 있는 연못이 아니라, 넘쳐흐르는 샘처럼 되라." 난 항상 그가 틀렸다고,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을 휩쓸어 우리의 사랑과 열의로 그들을 익사시킬 위험이 있으니 넘쳐흐르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난 일생동안 연못처럼 행동하려고, 내 내부의 벽 너머로 절대 나가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절대 이해하지 못할 어떤 이유로, 난 패닉 신드롬이라는 병에 걸렸어요. 난 내가 온힘을 다해 피하려 했던 바로 그것, 넘쳐흘러 자기 주위의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샘이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빌레트에 입원하게 됐던거에요.
오랜기간 치료를 받은 후에, 난 연못을 되찾았아요. 그리고 여러분을 만났죠. 여러분의 우정에, 여러분의 친절에, 우리가 함께 보낸 그 행복했던 순간들에 감사드려요. 우리는 함께 어항 속의 물고기들처럼 살았아요. 누군가 정해진 시간에 우리에게 먹을 것을 던져주었고, 원할때면 언제든 유리를 통해 외부세계를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행복했어요. 하지만 어제, 피아노 연주 일과 오늘쯤에는 아마죽었을지도 모를 한 아가씨로 인해, 난 이곳의 삶이 바깥의 삶과 동일하다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어요. 거기서도 여기처럼, 사람들은 그룹들끼리모이고, 벽 뒤에 숨어 모르는 이가 그들의 보잘것없는 삶을 방해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보호해요. 그들은 습관적으로 섹스를 하죠.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들을 연구하고, 즐겨야만 하기 때문에 즐겨요. 나머지 세상이야 어찌 됐건 자기 삶만 어찌어찌 꾸려나가면 그만인 거죠. 기껏해야, 우리가 늘 그랬듯, 오로지 각종 문제들과 불의로 가득한 세상에서 그래도 그들만은 정말 행복하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 텔레비전 뉴스를 보죠.
달리 말하면, '형제클럽'의 생활은 외부 세계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영위하는 생활과 아주 똑같아요. 어항의 유리라는 벽너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알려고 들지 않죠.
아주 오랫동안, 그건 나에게도 편하고 유익한 것처럼 보였어요. 하지만 사람은 변해요. 지금 나는 모험을 찾아 떠나요. 내 나이가 예순다섯이고, 이 나이 때문에 많은 제한이 따를 거라는 걸 잘 알면서도, 난 보스니아로갑니다. 거기엔 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아직 그들도 내가 누군지 모르고 나 역시 그들이 누군지 모르지만요. 하지만 내가 쓸모가 있으리라는 걸, 모험에서 마주치는 위험이 천 일 동안의 안녕과 안락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걸 난 이제 알아요.
쪽지를 다 읽자, '형제 클럽'의 회원들은 모두 각자의 침실과 병실로 돌아갔다. 마리아가 이젠 완전히 미쳐버렸다고들 말하며.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중 마리아가 남기고 간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