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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31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오, 사랑 (2)
2009/03/31 22:43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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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사랑.
가난한 시인의 사랑노래

이 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언제였는지 기억나질 않는다.
백석 시집을 구입했을때 이미 나는 이 시를 알고 있었다.

시를 읽고 상상을 해본다.
겨울 , 눈이 푹푹 나리는 밤, 어느 작은 선술집
나무창살로 된 미닫이 유리문 옆에 작은 테이블이 있고 그곳에 한 남자가 앉아있다.
소주 한병과 반쯤 채워진 소주잔을 앞에두고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를 떠올리며 시를 읊조린다
나는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한다,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눈이 푹푹 나리는 겨울밤.


내가 아는 한국시 중 최고의 사랑노래가 아닐까 싶다.
오, 사랑.

푹푹 나리는 눈과 흰 당나귀는 백석이라는 이름과 참 잘어울린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과 나타샤와 흰 당나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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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