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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10 60일간의 인도여행 바라나시-전설보다 오래된 도시, 그리고 삶 (22)
2008/10/10 02:46




론니플래닛에서는 역사보다 오래 되었고, 전설보다 오래되었다는 도시라고 말하는
바라나시가 머리속에 떠올랐다.
4월 말에 출발한 나는 5월 중순쯤에 바라나시에 있었다. 
내가 여행을 시작한 시기는 인도의 몬순 시즌 직전이라 굉장히 더웠다.
우리나라의 한여름 더위는 애교로 봐줄 수 있다.
실제로 7월 1일에 귀국한 나는
한국이 시원하게 느껴졌으니까

오후 3시경에 바라나시 거리를 걷다가
얼굴에 화상을 입을 것 같은 착각을 느꼈다. 정말 그랬다.
지독한 더위 때문에 30분 이상 길을 걸어 다닐 수 없었다.



기차티켓을 예매하러 싸이클 릭샤를 타고 바라나시역으로 가는 도중 찍은 사진이다.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가 싸이클릭샤를 몰고 있었다.
먼지가 많아서 그렇겠지만 지저분하고 낡은 차림에 깡마른 할아버지의 릭샤를 타는 것을 고민했었다.
많은 릭샤꾼이 대기하고 있었는데,
이사람 역시 생계를 유지 하기 위해서 일을 하러 나온 것이니,
기왕이면 할아버지 릭샤를 타는게 그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리라.  





젊은 릭샤꾼들이 여러번 지나갔고, 릭샤는 천천히 느릿느릿 움직이며 거리를 지나갔다.
해가 지는 시간이라 한낮 처럼 덥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거리는 찌는듯했다.
이 더위속에 돈을 벌기 위해서 릭샤 패달을 밟는 노인의 등이 서글퍼보였다.
하지만 그래야만했겠지.

다음날 시원한 네팔로 넘어가기로 결정하고
잠을 잔 후, 새벽에 4시에 일어나 보트를 타러갔다.




일행을 보트로 안내한 것은 나이가 되어보이는 아저씨였다.
아까 릭샤할아버지에게 느낀 미안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었는데,
어라?
보트 노를 젓는건 어린 소년이다.
호객하던 아저씨는 뭍에 남고 재빠르게 보트에 탄 어린소년은 키를 잡고 보트를 저어나갔다.

소년에게 일을 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고, 왜 일을 하냐고 물어봤더니
학교에 가기 위해서라고 했다. 
지금은 방학이고, 돈을 벌어 두어야 한다고
가슴이 싸해졌다.먹먹한 느낌이 들었는데,
소년은 쾌할하게 웃으며 당연한 것이라고.
많은 친구들이 그렇게 소년처럼 지낸다고 했다. 

생각이라는것은 기준의 차이일까?

그래 어쩌면 소년에게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머니의강, 갠지스에 초를 띄우며
먼저 가버린 가족의 안녕을 빌었다. 더불어 나를 비롯한 남아있는 가족들의 안녕도.
여러가지를 많은 것들을 기원했다.
내가 욕심이 많았지만 어머니의 강, 갠지스는 들어줄 것만 같았다. 


 




강은 그렇게 동으로, 동으로 흘러 인도의 동쪽 끝 뱅골만에 닿으면 바다로 나아간다.
나도 그렇게 흐르듯 살고싶다, 아니 살아야겠다





해가 뜨고 있다. 보트가 여러 대 있었는데, 소년의 말처럼 아이들이 젓고 있는 배가 몇몇 있었다.
위의 사진은 여행사진중 내가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이다.
 


해가 뜨기 시작하자 언제 새벽이었냐는듯 주변이 금방 환해졌다.




인도사람들은 어머니의 강, 갠지스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들어갈 자신이 없었다.
사실 인도사람들은 면역이 있겠지만, 난 현지인이 아니니까.
밖에서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인도사람들의 표정은 햇볕이 강해서 그럴까?
사람들 인상이 찡그려있거나 무표정한 사람이 많다.   

헌데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강안에서 수영을 하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굉장히 해맑은 표정과 웃음을 짓고 있었다.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도 물장난 치며 소리내서 웃고 떠들고 아이처럼 신이났다.
내가 길에서 마주친 이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물밖으로 나온 이들 표정이 다시 보통의 인도사람처럼 바뀌는 것을 보았다.

역시 이곳은  갠지스구나.
 



강가에서 노는 사람들을 구경하는데 꼬마소녀 한명이 다가왔다.
엽서를 파는데, 살까 말까 망설이다 구매했다.
꼬마소녀의 이름은 쿠수부, 올해 9살이다. 강가 주변에서 엽서와 헤나 빈디를 판다.
쿠수부에 대해서는 따로 길게 포스팅 할 예정이다.




쿠수부가 휴대용 헤나로 그려준 작품이다. 마르고 난 뒤다.
내 손바닥 안에는 아홉개의 태양이 있었다 :)
한개의 태양은 병아리 모양인데,그게 참 마음에 들었다.



헤나를 그리는 표정은 진지하다. 나에게 이 표정은 엽서나 빈디 같은 것을 팔때 비슷한느낌을 주었다.
표정과 그림이 대조적이랄까. 
그리는 것은 딱 9살짜리 그림인데, 말이지.
물건을 팔거나 권유 할때는 9살짜리 쿠수부는 사라지고 없다. 
다만 헤나를 파는 쿠수부만 있다.

그러다가 그림 칭찬을 하면 이아이는 밝고 해맑게 웃는다.
그럴땐 또 9살 쿠수부이다.

쿠수부는 커서도 헤나를 그리며 파는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갑자기 가슴이 또 싸해지면서 먹먹해졌다.
아까 보트소년에게서 느낀 것과 같은 것이다.

이제 9살인데..
생각은 기준이 다르니까, 내기준에서는 쿠수부가 안타까웠다. 
참 예쁘고 귀여운 꼬마인데.



왼쪽은 쿠수부의 동생인데 5살인가 그랬다. 이름은 두글자였는데, 생각나지 않는구나. 그 옆은 동생의 친구이다. 
쿠수부의 동생은 쿠수부와는 다르다. 쿠수부보다는 어리니까, 세상의 때에 덜 물들었겠지.
허나 5살이나 9살이나 어리긴 마찬가지다.
사진을 보고 있자니 쿠수부가 보고싶다.
잘지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아직도 메인가트주변에서 헤나와 빈디를 팔고 있으려나..





지독한 더위 때문에 하루만 머물렀던 바라나시는
강한느낌으로 내게 남아있다. 난 바라나시를 떠나며 다시 또 인도로 갈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사진과 그풍경, 바라나시만의 특유의 느낌
죽음과 삶이 공존하고 있는 전설보다 오래된 도시 바라나시.




- 블로그액션데이에 참가하려고 여행사진을 뒤적였고,
싸이클릭샤 할아버지와, 보트소년과, 쿠수부는 
내 가슴을 먹먹하게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삶을 살아가야하고  
나역시 나대로 삶을 살아가야하는 것이겠지


빈곤 역시 삶의 다른 모습이다.

삶.






Posted by 어흥:)